[뇌·혈관]머리를 열지 않고도 경막하 혈종 치료할 수 있다고요?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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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사소한 일에도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집에서 가볍게 부딪힌 머리, 산책 중 살짝 넘어졌던 순간…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몇 주 지나 두통이 심해지고 걷는 게 불안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작은 충격에도 늦게 나타나는 뇌 속 출혈을 만성 경막하 혈종이라고 한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분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그동안 이 병은 주로 머리에 작게 구멍을 내고 고인 피를 빼는 수술이 필요했다.

다행히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많은 분에게는 부담이 되는 치료이기도 했다. 나이가 많은데 수술해도 괜찮을까요? 약을 끊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이제는 수술 말고 ‘혈관 시술’이라는 선택이 생겼다.

최근 몇 년 사이, 만성 경막하 혈종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바로 중간뇌막동맥 색전술, 줄여서 MMA 색전술이다.

듣기에는 어려운 용어 같지만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혈관 안으로 아주 가는 관(카테터)을 넣어 뇌막으로 가는 작은 혈관까지 들어간 뒤, 혈종이 계속 커지는 원인이 되는 혈관을 막아주는 시술이다.

머리를 열지 않기 때문에 고령이신 분, 수술이나 마취가 부담스러운 분, 재발을 걱정하는 분에게 특히 큰 도움이 된다.

시술은 손목이나 다리의 동맥을 통해 진행되고, 국소마취로 30분~1시간 정도면 끝난다. 대부분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면 왜 효과가 있을까?

만성 경막하 혈종은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가라앉지 않고 혈관이 새로 자라면서 계속 피가 고이는 특징이 있다. MMA 색전술은 바로 이 ‘새로 자라는 혈관’의 공급을 차단해 혈종이 점차 줄어들도록 돕는 치료이다.

즉, 이미 고인 피만 빼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고이지 않도록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환자에게 가능한 가? 아직 이 시술이 모든 환자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혈종이 너무 커 뇌를 심하게 압박하는 경우엔 서둘러 피를 빼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경미한 경우,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 수술 부담이 큰 경우에는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 주변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수록 건강 문제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수술이 부담된다, 나이가 많아 괜찮을까 걱정된다는 이런 고민들이 자연스러운 만큼,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MMA 색전술은 수술을 두려워하는 많은 어르신과 가족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아직은 발전해 가는 과정속에 있는 치료이다. 그러나 의료 기술은 늘 환자의 더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바라는 마음을 따라 발전해왔다.

앞으로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색전 물질이 개발되고, 그 결과 더 많은 환자가 머리를 열지 않고도 회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의학이 환자와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걱정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이 아닐까? 부디 이 따뜻한 변화가 더 많은 분들께 닿기를 바란다.

출처 : 경북일보(https://www.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