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팔꿈치 통증? ‘단순 염증’이 아닌 ‘고질병’이 될 수 있다

2026-04-02

186083532efef.jpg아침에 일어나 무심코 물컵을 들거나 현관 문고리를 돌릴 때, 혹은 젓가락질하려는 순간 팔꿈치가 찌릿하며 힘이 툭 빠지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는가?

이러한 통증이 찾아오면 병원에서는 흔히 ‘테니스 엘보’라는 진단을 내린다.

평소 라켓은커녕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분들에게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이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병명은 그저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처음 발견되어 붙은 별명일 뿐, 사실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대다수는 무거운 프라이팬을 들고 요리하는 주부,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무직, 택배 기사처럼 일상에서 손목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결국 이 병의 본질은 특정 스포츠가 아니라, 쉴 틈 없이 움직인 손목의 ‘과사용’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아픈 곳은 분명 팔꿈치인데 정작 문제의 원인은 ‘손목’에 있다는 사실 있다.

우리 팔꿈치 뼈에는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의 뿌리인 힘줄이 밧줄처럼 단단히 붙어 있다.

줄을 계속 세게 잡아당기면 줄의 중간이 끊어지기보다 밧줄이 고정된 ‘매듭 부분’이 먼저 헐거워지고 해지게 되는 밧줄처럼 우리가 손목을 위로 젖히거나 과하게 사용할 때마다 팔꿈치 힘줄 부착부에 미세한 손상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 처음엔 팔꿈치 통증보다는 전완근(팔뚝) 부위가 뻐근하고 누르면 아픈 통증이 먼저 발생한다.

이 통증에 대해서 ‘외측상과염’ 가능성은 없는지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팔을 쭉 펴고 주먹을 쥔 채 손목을 위로 강하게 젖힐 때, 누군가 손등을 아래로 누르며 저항을 주었을 때 팔꿈치 바깥쪽에 예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코젠 검사), 혹은 가운뎃손가락을 위로 들 때 통증이 온다면(마우드슬리 검사) 이미 엘보 질환이 진행 중일 확률이 높다.

또한 가벼운 커피잔을 들거나 문고리를 돌리는 일상적인 동작조차 고통스럽다면 이를 ‘커피잔 징후’라 부르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에는 이를 단순한 염증으로 보아 ‘상과염’이라 불렀지만, 최근에는 이를 단순 염증(Fire)이 아니라, 반복된 충격으로 힘줄이 닳고 해진 ‘퇴행성 변화(Degeneration)’, 즉 ‘건증(Tendinosis)’으로 정의한다.

이는 마치 튼튼한 새 밧줄이 오랜 사용으로 낡아 올이 풀리고 해진 밧줄처럼 변하는 것과 같다.

정상적인 콜라겐 조직 대신 약하고 불완전한 조직이 그 자리를 채우면서 힘줄의 강도가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단순히 소염제로 통증만 잠재우기보다는 손상된 조직을 다시 튼튼하게 재생시키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 돼야 한다.

치료의 방향은 단순 염증 완화보다는 통증 부위에 미세한 자극을 주어 혈류량을 늘리고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들이 더 좋은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체외충격파(ESWT)’나, 자신의 혈액 속 성장 인자를 이용하는 ‘PRP 주사 치료’, 힘줄의 성분인 콜라겐을 이용한 ‘콜라겐 주사’처럼 근본적으로 힘줄을 다시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좋다고 생각한다.

병원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 속의 관리다.

많은 환자가 보호대를 찰 때 아픈 뼈 부위를 직접 조이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올바른 위치는 아픈 뼈에서 손가락 두세 마디 정도 아래에 있는 볼록한 팔뚝 근육 부위다.

이곳을 꽉 조여줘야 근육의 힘이 힘줄 매듭으로 전달되는 것을 중간에서 차단해 팔꿈치를 보호할 수 있다.

또한 물건을 들 때는 손등이 하늘을 보게 들지 말고,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해서 들어야 이두근을 활용해 힘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마사지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아픈 뼈를 직접 문지르면 오히려 염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 그 뼈에 연결된 팔뚝 근육(전완근)을 폼롤러나 마사지볼로 부드럽게 풀어줘 매듭의 긴장을 낮춰주는 것이 더 좋고 본원에서는 주사 치료 대신 근육 통증을 먼저 줄이고 그다음 주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재활 운동 역시 무작정 쉬는 것보다는 ‘편심성 운동’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아령을 쥐고 손목을 들어 올린 뒤, 내릴 때 아주 천천히 3~5초에 걸쳐 버티며 내리는 동작 등이 도움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엘보 질환은 감기처럼 며칠 약을 먹고 낫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번 해진 밧줄이 다시 튼튼해지기까지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꾸준히 관리해야 하며 통증이 지속돼 만성으로 간 경우에는 병변 확인을 위해 MRI 등 검사를 시행 받기도 하며 보존 치료가 어려운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참고 사용하다가는 ‘고질병’이 돼 생업이나 좋아하는 운동과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병원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출처 : 경북일보(https://www.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