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환 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진료과장
한 언론사의 설문조사에서 가장 걸리기 두려운 병에 사망원인 1·2위를 다투는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치매가 뽑혔다고 한다.
평균 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오늘날의 고령화 사회에서 사람들은 신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기능의 상실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치매 환자의 고통을 필연적으로 함께 짊어져야 하는 가족들의 괴로움도 얼마나 클지 짐작이 된다.
늘어나는 치매 간병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는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됐고, 그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인 치매안심센터가 전국적으로 256개소가 설립돼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포항에도 남·북구 두 곳의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돼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보건소와 긴밀히 연결돼 있지만 별도의 건물과 인력이 배치돼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지원하는 역할에 특화된 기관이다.
2022년 기준 치매 관리 예산은 2077억 원이고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치매안심센터 운영지원에는 1808억1900만 원이 배정돼 있을 정도로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인 지원과는 별개로 최근까지 학술적인 차원에서 치매안심센터가 지역 사회 내에서 어떠한 효과를 실제로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에스포항병원은 포항 지역 내에 치매안심센터가 처음 설립될 때부터 협력 의사를 파견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병원에 근무 중인 신경과 전문의 4명 모두가 남·북구 치매안심센터에 협력 의사로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매안심센터가 지역사회에서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연구 및 2023년 8월 논문 발표를 수행했다.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2022 impact factor: 4.5)의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단된 환자 중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진단받은 환자와 병원에서 초기 진단받은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했다.
분석 결과, 치매안심센터에서 진단받은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나이가 많고 치매 진행 상태가 더 진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당 센터에서 진단받은 환자 그룹 중에서는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고위험 음주와 치료 중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진단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의료 접근성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환자의 조기 발견 및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며 공공의 지원 이외에도 실제 지역사회 현장에서 환자 진료를 수행하고 있는 지역 종합병원과의 긴밀한 협력 및 연계가 지속적인 치매 환자 관리에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치매는 적절한 운동과 독서, 식단 관리 등으로 어느 정도는 예방하고 대증적 약물을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노인 인구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전체 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
현재 65세 이상의 약 10% 정도, 85세 이상의 1/3 정도가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치매로 이미 진행된 환자의 경우 지역 종합병원에서 중단없는 치료를 받으며 치매안심센터에서 물품, 보호·간병, 의료비 등의 공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환자와 보호자의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FDA에서 승인된 새로운 치매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됐을 때 대도시에 밀집돼 있는 대학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의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지역에 밀착된 두 기관이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출처 : 경북일보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0478)
정은환 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진료과장
한 언론사의 설문조사에서 가장 걸리기 두려운 병에 사망원인 1·2위를 다투는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치매가 뽑혔다고 한다.
평균 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오늘날의 고령화 사회에서 사람들은 신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기능의 상실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치매 환자의 고통을 필연적으로 함께 짊어져야 하는 가족들의 괴로움도 얼마나 클지 짐작이 된다.
늘어나는 치매 간병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는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됐고, 그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인 치매안심센터가 전국적으로 256개소가 설립돼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포항에도 남·북구 두 곳의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돼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보건소와 긴밀히 연결돼 있지만 별도의 건물과 인력이 배치돼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지원하는 역할에 특화된 기관이다.
2022년 기준 치매 관리 예산은 2077억 원이고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치매안심센터 운영지원에는 1808억1900만 원이 배정돼 있을 정도로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인 지원과는 별개로 최근까지 학술적인 차원에서 치매안심센터가 지역 사회 내에서 어떠한 효과를 실제로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에스포항병원은 포항 지역 내에 치매안심센터가 처음 설립될 때부터 협력 의사를 파견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병원에 근무 중인 신경과 전문의 4명 모두가 남·북구 치매안심센터에 협력 의사로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매안심센터가 지역사회에서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연구 및 2023년 8월 논문 발표를 수행했다.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2022 impact factor: 4.5)의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단된 환자 중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진단받은 환자와 병원에서 초기 진단받은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했다.
분석 결과, 치매안심센터에서 진단받은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나이가 많고 치매 진행 상태가 더 진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당 센터에서 진단받은 환자 그룹 중에서는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고위험 음주와 치료 중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진단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의료 접근성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환자의 조기 발견 및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며 공공의 지원 이외에도 실제 지역사회 현장에서 환자 진료를 수행하고 있는 지역 종합병원과의 긴밀한 협력 및 연계가 지속적인 치매 환자 관리에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치매는 적절한 운동과 독서, 식단 관리 등으로 어느 정도는 예방하고 대증적 약물을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노인 인구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전체 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
현재 65세 이상의 약 10% 정도, 85세 이상의 1/3 정도가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치매로 이미 진행된 환자의 경우 지역 종합병원에서 중단없는 치료를 받으며 치매안심센터에서 물품, 보호·간병, 의료비 등의 공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환자와 보호자의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FDA에서 승인된 새로운 치매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됐을 때 대도시에 밀집돼 있는 대학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의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지역에 밀착된 두 기관이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출처 : 경북일보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0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