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도 세계가 될 수 있다”…에스포항병원 ‘CNCI’ 비전 (경북일보)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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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네트워크·연구혁신·통합 앞세워 지역의료 새 모델 제시
뇌혈관 전문성 기반으로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나서

▲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

▲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


대한민국 의료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며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한 의료기관이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뇌혈관 전문병원인 에스포항병원은 단순한 진료기관을 넘어 소통(Communication), 네트워크(Network), 연구혁신(Company), 통합(Integration)을 뜻하는 ‘CNCI’ 비전을 앞세워 지역 의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지역 환자들이 중증 질환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에스포항병원은 뇌혈관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병원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세계 의료 발전에도 기여하는 병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뇌수술 중인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 뇌수술 중인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의료의 시작은 소통… 진료 수준 높이는 협진 문화

에스포항병원이 강조하는 첫 번째 가치는 소통이다.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열리는 모닝 콘퍼런스에서는 의료진이 입원 환자 상태를 공유하며 최적의 치료 방안을 논의한다. 화요일과 수요일 저녁에는 혈관질환(Vascular)과 척추질환(Spine) 분야 협진 콘퍼런스가 이어진다.

병원 측은 이 같은 논의 과정을 통해 진료 지침을 표준화하고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응급의료 체계도 강점으로 꼽힌다. 신경외과와 신경과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며 급성기 뇌졸중 환자 진료에 대응하고 있다. 병원은 급성기 뇌경색 진단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뇌혈관 질환 치료의 핵심이 골든타임 확보인 만큼 전문 의료진 간 긴밀한 협진 체계가 치료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 에스포항병원이 지난해 10월 진행했던 캄보디아 의료선교 모습. 에스포항병원 제공

▲ 에스포항병원이 지난해 10월 진행했던 캄보디아 의료선교 모습. 에스포항병원 제공


△지역 병원에서 세계로… 해외 의료인재 양성

CNCI 비전의 두 번째 축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에스포항병원은 미국 UC데이비스, UCSF,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부설병원 등 해외 의료기관과 교류하며 의료진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발도상국 의료진 교육사업이다.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신경외과 의사들을 초청해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단순한 의료봉사나 장비 지원보다 현지 의료진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을 받은 의료진이 자국에서 다시 후배 의사를 양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정부와 여러 기관이 에스포항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지방 병원이 국제 의료협력과 인재 양성 분야에서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 에스포항병원 전경. 에스포항병원 제공

▲ 에스포항병원 전경. 에스포항병원 제공


△연구하는 병원으로 진화… 바이오헬스 거점 도전

에스포항병원은 진료 중심 병원을 넘어 연구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3월 의료연구소(Medical Research Institute)를 설립했고 같은 해 8월 기업부설연구소로 공식 인정받았다.

연구소는 산·학·연·병 협력 체계 구축과 연구 성과 사업화, 국내외 연구 네트워크 확대 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은 현재까지 총 79건의 초청 강의와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최신 의료기술과 연구 동향을 공유해왔다.

이 같은 노력은 다수의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와 세계뇌졸중학회(WSO) 다이아몬드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파이선(Python) 교육을 실시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 에스포항병원이 포항스틸러스 스틸야드 구장에서 진행했던 뇌졸증 예방 캠페인 모습. 에스포항병원 제공

▲ 에스포항병원이 포항스틸러스 스틸야드 구장에서 진행했던 뇌졸증 예방 캠페인 모습. 에스포항병원 제공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병원

통합(Integration)은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의미한다.

에스포항병원은 포항 남·북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 협력 의사 파견을 비롯해 시민 건강강좌, 울릉도 의료봉사 등 다양한 공공의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포항스틸러스와 함께 진행한 뇌졸중 인식 개선 캠페인은 세계뇌졸중학회로부터 베스트캠페인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주목도 받았다.

직원 복지 역시 병원이 강조하는 가치다.

24시간 직장 어린이집 운영으로 육아휴직 후 복귀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장기근속자 해외여행과 전 직원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에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에스포항병원이 지난 3월 진행한 신입 간호사 강의. 에스포항병원 제공

▲ 에스포항병원이 지난 3월 진행한 신입 간호사 강의. 에스포항병원 제공


△지방 의료의 가능성 보여준 CNCI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 현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나 에스포항병원의 사례는 지역 전문병원도 특화 분야와 차별화 전략을 갖춘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통으로 의료의 질을 높이고, 세계와 연결하며, 연구혁신 역량을 키우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CNCI 비전은 단순한 병원 경영 전략을 넘어 지방 의료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의료기관이 살아야 지역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에스포항병원의 시도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출처: 경북일보(https://www.kyongbuk.co.kr)